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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의 서촌 상권분석

2023-04-26 양동규 창업전문가 상권분석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2·3번 출구로 나오면 한국어 간판이 방문객을 반긴다. 작은 매장은 물론 다른 지역에선 영어로 쓰인 해외 프랜차이즈 매장 간판도 한국어인 전통적 분위기의 ‘서촌’ 상권이다. 새로운 조선 왕조의 기틀을 마련한 태종 이방원이 왕위에 오르기 전 셋째아들 세종이 태어난 마을이어서 ‘세종마을’로 불리는 서촌은 인왕산 동쪽과 경복궁 서쪽 사이의 청운효자동과 사직동 일대를 말한다.

서촌 상권은 경복궁이 가까워 주말이나 연휴에는 계절에 관계없이 한복차림을 한 관광객을 볼 수 있다. 사직공원, 세종로공원과 인접하고 광화문광장, 세종문화회관과도 가까워 유동인구가 풍부하다. 경복궁과 국립민속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등 박물관도 많이 있다. 청운초, 경복고, 경기상고, 국립서울농학교 등도 있다. 상권 안쪽은 매동초, 배화여중·고, 배화여대가 있다. 뒤쪽으론 인왕산이 있어 상권이 확장하기에 지리적인 한계점을 보인다.


먹자상권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경복궁역 2·3번 출구 대로변은 화장품과 소규모 프랜차이즈 매장, 카페 등이 주를 이룬다. 대로변 상가에는 다른 상권에선 보기 어려운 한복대여점이 즐비하다. 서촌 일대에서 한복차람의 관광객들을 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거 명절에 입던 한복과는 달리 요즘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디자인의 생활한복도 고를 수 있어 추억을 남기려는 관광객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2번 출구로 나와 파리바게뜨 골목으로 들어서면 2012년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로 지정된 먹자골목 상권이 나온다. 기존 재래시장(금천교시장)이던 이 골목은 현재 고깃집, 일식집, 호프집 등 외식상권의 모습을 형성하고 있다. 주로 평일 점심과 저녁시간대 붐빈다.

2번 출구에서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입구를 지나 자하문로를 따라 걷다 보면 우리은행이 나오는데 뒤쪽 골목인 자하문로7길부터 옥인길까지 일대를 본격적인 서촌 상권이라고 할 수 있다.

서촌 상권은 전통적인 매력으로 5~6년 전 SNS를 통해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다른 상권에 비하면 규모가 작은 편이며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을 따라가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 안에서 이색적인 장소를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리모델링한 상가 사이사이로 한옥 지붕의 상가와 옛 향수를 떠올리는 오락실, 유명 여가수의 뮤직비디오 촬영장소로 이슈가 된 헌책방 외관의 카페 등 다양한 명소가 공존한다. 이전부터 화가 이중섭, 시인 윤동주, 이상, 박노수 등 예술가들의 생활터전이었던 영향을 받아 소규모 공방과 갤러리도 많다.

서촌 상권 내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업종은 음식업이다. 주로 아기자기한 분위기의 카페와 기존 한옥을 개조한 레스토랑이 많은 인기를 끈다. 한국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도 많다. 점포 면적은 대부분 전용면적 33㎡ 안팎으로 소형 점포가 자리 잡고 있다.

낙후된 재래시장 옛말… 이색 체험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낙후된 시설로 젊은층의 발길이 끊겼던 통인시장이 주목받기 시작한 때는 2012년부터다. 서촌 상권 인근에 위치한 통인시장은 ‘엽전도시락’으로 유명 TV 프로그램과 개인방송, SNS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해졌다. 시장 입구에서 현금이나 카드로 구입할 수 있는 옛날 엽전으로 시장 내 각종 음식을 사먹을 수 있다. 말 그대로 색다른 재미다.

엽전도시락은 통인시장상인회에서 운영한다. 빈 도시락 그릇을 들고 시장에서 파는 기름떡볶이, 마약김밥, 빈대떡, 잡채, 손만두 등을 사서 채운다. 같은 돈을 내고 먹지만 시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현금이나 카드 대신 엽전으로 결제하고 도시락 그릇을 채우는 재미가 쏠쏠하다. 10~20대 젊은 고객은 물론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외국인까지 다양한 소비층이 방문한다. 꽉 채운 엽전도시락은 시장 중간에 마련된 카페에서 먹을 수 있다.

관심받지 못하던 평범한 동네 상권이 유명 상권으로 주목받기 위해선 통인시장의 엽전처럼 독특하고 매력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지역 특성을 반영하고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접목시킨 서비스는 소비자의 마음을 끌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새롭게 주목받는 상권이 많아지고 지나간 유행처럼 금방 잊혀지는 상권도 많다. 상권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와 지역 상인연합이 머리를 맞대 적극적으로 소비고객 유입을 위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1호(2020년 4월21~27일)에 실린 기사입니다.